"한국 경제 먹여 살릴 AI 기술…글로벌 시장서 경쟁할 것" [영상]

입력 2023-12-22 23:00
수정 2023-12-27 17:32
“앞으로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릴 새 먹거리는 인공지능(AI)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엘젠은 음성인식 기술부터 빅데이터 분석까지 다양한 기술을 통합·운영하는 AI 플랫폼 기업입니다.”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남현 엘젠 대표(사진)는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인증한 우수 중소기업인 ‘하이서울기업’으로 선정된 AI 스타트업 엘젠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이 회사는 2016년 대구광역시에 민원상담 챗봇 ‘뚜봇’ 서비스를 개발·납품하며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스마트 키오스크, AI컨택센터(AICC) 등으로 분야를 넓혔다. AICC는 음성인식·음성합성·텍스트 분석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센터(콜센터)의 전체 업무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본인인증에 AI 목소리 도입, 음성봇·챗봇을 활용한 상담 자동화 등이 해당한다.


해병대 정보통신 장교 출신인 그는 2001년 대위로 전역한 뒤 주로 벤처기업이나 정보기술(IT) 중소기업에서 일을 했다. 한 기업에서 정보기술을 활용해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전자정부 사업에 참여하면서 공공 정보화사업에 대해 경험을 했고 2014년 창업했다. 그는 “당시엔 AI 관련 기업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였는데 대부분 도산하고 우리 회사만 살아 남았다”고 했다.

창업 당시 ‘AI 기술이 상품성이 있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대부분이었지만 김 대표는 AI 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했다. 2016년 전국 최초로 대구광역시 두드리소(대구시 민원콜통합시스템)에 구축한 민원상담 챗봇 뚜봇이 성과를 내면서 가능성을 엿봤다. 그해 3월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이세돌 간 대국이 맞물리면서 AI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2019년 1월 스마트 키오스크를 롯데시네마에 설치하며 스마트 키오스크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결합한 장치로, 고객의 음성을 알아듣고 영화 예매부터 팝콘 등 식음료 주문까지 처리해 낸다. 이 장치가 엘젠 매출액의 30%를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광주광역시와 협약을 맺고 광주 지역 경로당과 송정역 인근, 북구 금남지하상가 등에 300대를 설치했다.



지난해 12월엔 경찰청에 최근 사이버 범죄 신고 도우미 ‘폴봇’을 수주하며 챗봇 기술력도 강화했다. 폴봇은 범죄 피해자의 음성을 인식해 내용을 요약하고 조서로 작성해 주는 챗봇 시스템이다. 범죄가 접수되면 그 유형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류해 주기 때문에 경찰은 분류된 데이터를 토대로 빠르고 편리하게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 서비스 개시 후 온라인상의 범죄 신고 접수 절차를 대폭 간소화시켰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엘젠은 지난해 매출액 76억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는 30명으로 아직 규모가 크지 않지만 AI 기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올해 4월 ‘AI노트’를 출시했다”며 “음성 기반 노트 앱에 챗GPT를 적용해 AI통역, 음성 메모 등 기능을 집약한 앱으로 196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전세계에서 사용자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이미 엘젠은 글로벌 시장에 뛰어든 셈”이라고 했다.


엘젠은 2025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추진한다. 기술특례상장은 혁신 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수익성은 낮지만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 보유 기술의 혁신성과 사업 가능성을 인정받은 경우에도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매출, 이익, 시가총액 등 요건을 엄격히 따지는 일반 상장과 달리 자기자본 10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 90억원 이상이면 전문 기관의 기술 평가를 받아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김 대표는 “AI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빅테크 기업들이 오픈형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를 한다면 엘젠은 기업 내부 설치형(온프라미스), 프라이빗 등 기업 간 거래(B2B)를 겨냥한 폐쇄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통해 수익성을 키울 계획이다. 이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라 본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