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점포 최초 '연매출 3조' 벽 넘었다…신세계 강남점 또 신기록

입력 2023-12-21 09:52
수정 2023-12-21 10:04

국내 백화점 매출 1위 점포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올해 처음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썼다. 2019년 단일 유통 점포 중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선 후 4년 만에 매출 1조원이 늘어났다. 1초에 23만원씩 팔렸다…4년 만에 매출 1조원 늘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 매출이 3조원을 달성해 '3조 클럽'에 입성했다고 21일 밝혔다. 2000년 문을 연 강남점은 국내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 달성 점포(2010년)와 국내 첫 연매출 2조원 점포(2019년)에 이어 첫 연매출 3조원 돌파 점포 타이틀도 갖게 됐다.

연매출 3조원은 하루 영업시간 10시간을 기준으로 1초에 23만원씩 판매한 셈이다. 강남점의 영업면적 3.3㎡(평)당 매출은 1억800만원에 달한다.

연매출이 3조원을 넘긴 백화점 점포는 세계적으로도 영국 해러즈 런던(지난해 매출 약 3조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약 3조1600억원) 등 소수에 불과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독보적인 브랜드 수와 상품기획(MD) 구성, ‘1등 백화점’을 향한 그간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VIP 고객 매출이 절반…20·30 고객층 확대
신세계는 소비 한파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강점을 지닌 명품 부문 기반으로 탄탄한 우수고객(VIP) 수요가 이어졌고, 최근 백화점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2030 세대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늘어난 외국인 고객 공략에 성공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경기둔화에도 VIP 고객은 꾸준히 지갑을 열었다. 올해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 비중은 절반(49.9%)에 달했다. 신세계의 다른 점포 평균(35.3%)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 100명에 달하는 VIP 서비스 전담 인력과 등급별 세분된 VIP 라운지 등으로 견고한 우수고객층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6년 신관 증축과 리뉴얼을 통해 국내 최다 수준인 100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한 점이 VIP 고객이 몰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이른바 3대 명품 매장 수가 14개에 달하는 등 다수 명품 브랜드 매장을 분야별 세분화해 갖춘 점이 특징이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에 둥지를 튼 만큼 엔데믹 이후 가전과 가구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분위기에서도 강남점은 뚜렷한 매출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서초 반포·강남 개포 등 강남권 신규 아파트 입주에 힘입어 올해 강남점의 리빙 분야 매출이 큰 폭(35.7%)으로 증가했다.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20~30대까지 고객층이 확대된 점도 연매출 3조원 달성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올해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이 20~30대 고객에게서 나와 확고한 고객층으로 자리잡았다. 강남점 구매고객 중 30대 이하가 40%, 20대는 1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신세계가 MZ(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강남점 리뉴얼을 진행한 점이 주효했다.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 등을 새단장해 올해 스트리트 캐주얼과 스포츠·아웃도어 매출이 각각 94.6%, 51.6% 뛰었다. 이 같은 MD 개편은 중국 싼커(개별여행객) 등 개별여행객 중심으로 재편된 여행 트렌드와도 맞물려 외국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587% 뛰었다.


신세계 강남점은 내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15년 만에 새단장을 진행 중인 강남점 식품관은 내년에 1만9800㎡ 규모로 재탄생한다. 신세계는 디저트, 주류 등 '식품 장르별 전문관’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은 귀중한 결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