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꽃'이 따뜻한 청춘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 제작발표회가 20일 서울시 구로구 한 웨딩홀에서 진행됐다. 배우 장동윤, 이주명, 윤종석, 김보라, 이재준, 이주승 등뿐 아니라 연출을 맡은 김진우 감독까지 입을 모아 작품의 탄탄한 스토리와 따스한 유머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20년째 떡잎인 씨름 신동 김백두(장동윤 분)와 소싯적 골목대장 오유경(이주명 분)이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청춘 성장 로맨스다.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씨름 도시 거산을 배경으로 모래판 위에 꽃을 피우려고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유쾌한 설렘과 따스한 감동을 전하는 드라마다. 넷플릭스 '모범가족',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KBS 2TV '추리의 여왕', '슈츠' 등을 연출한 김진우 감독과 참신한 필력의 원유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김진우 감독은 "20년 만에 다시 시작되는 동창회 같은 드라마"라며 "12회차에 걸친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각각의 캐릭터들이 성장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어 "처음 대본을 읽는 내내 키득거렸다. 재밌는 만화책을 보는 느낌이었다"며 "한참을 그렇게 웃다가 불현듯 '아, 나도 그랬지'라는 생각이 올라오며 아릿했다. 그 순간이 정말 좋았다. 이걸 잘 표현해서 전달한다면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작품의 매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각 배우들이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운동과 사투리까지 다양하게 노력한 부분을 전했다.
장동윤은 천하장사 막내아들로 태어나 씨름 신동으로 촉망받던 김백두 역을 맡았다. 청춘을 다 바쳐 모래판을 뜨겁게 달궜
지만 서른이 넘도록 타이틀 하나 없이 은퇴 위기를 맞는 김백두는 멈춰버린 꿈을 위해 샅바를 다시 고쳐잡는 인물이다. 운, 실력, 그리고 잘생긴 외모까지 희대의 씨름 스타가 될 만한 조건을 모두 갖췄지만, 변변한 타이틀 하나 없는 별 볼 일 없는 선수로 은퇴할 위기에 오유경과 재회하며 씨름 인생에 전환을 맞는다.
장동윤은 "작품을 할 때 14kg 정도 찌운 거 같다"면서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김백두라는 인물이 나이도 비슷했고, 키나 이런 것도 거의 유사해서 체중도 백두가 있는 태백급에 맞춰 보면 좋지 않을까 욕심이 생겼다"면서 증량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전 평소엔 좀 마른 체형인데, 한정된 시간에서 찌워야 해서 맛있는 걸 가리지 않고 많이 먹었더니 살을 찌우는 건 굉장히 쉬웠다.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으니 바로 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리고 다른 작품을 위해 급하게 뺐는데, 간헐적 단식으로 뺐다"며 "찌고 빼는 것에 노하우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살만 찌우는 게 아니라 샅바만 하고 모래판에 출전하는 씨름선수들의 성난 근육을 만들기 위해 운동에도 집중했다고 전했다.
"씨름 선수들의 몸이 굉장히 좋다"며 "모두 근육질"이라며 몸을 만들어야 했던 순간을 전했다.
역할을 위해 14kg 정도 증량한 장동윤은 "씨름 선수들도 체형이 굉장히 다양했다"며 "단순히 좋은 몸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면서 매일 씨름을 배우고, 연습실에 가서 운동했다고 전했다.
극 중 장동윤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이재준 역시 "15kg 정도 증량했는데, 1년을 이렇게 살아서 감량이 잘 안됐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재준은 "웨이트트레이닝 많이 했다"며 "선수들에게 여쭤보니 등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등 운동을 많이 했다"고 씨름 선수의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재준은 김백두의 오랜 라이벌이자 금강장사 타이틀만 4번이나 거머쥔 곽진수를 연기한다. 키도 작고 깡마른 김백두가 샅바를 찬 지 두어 달 만에 곽진수를 넘겨버리고, 그 해 어린이 씨름왕 타이틀까지 얻게 되자 어린 마음에 상처받기도 했지만, 현재는 최고의 에이스라는 설정이다.
씨름의 도시 거산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들은 경남 사투리를 사용한다. 대구 출신인 장동윤은 "경북 사투리와 경남 사투리도 차이가 있다"며 "네이티브인 부산 출신 이주명 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거산군청 씨름단 관리팀장으로 거산에 내려온 야무진 청춘 오유경은 이주명이 맡아 활약한다. 오유경은 유치원 다닐 적부터 온 동네 남자애들을 휘어잡은 골목대장이었다. 타고난 운동신경과 들끓는 승부욕으로 운동부 코치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빼앗긴 태릉의 인재로 해체 직전의 거산군청 씨름단 관리팀장으로서 거산에 내려와 거죽만 멀끔하지, 어딘가 허술한 김백두와 만나 예상치 못한 인연을 이어간다.
이주명은 사투리 연기에 대해 "제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준 게 딱히 없는 게, 이미 준비를 잘해오셨다"며 "장동윤 씨만 저랑 억양이 조금 달라서 티격태격하면 더 친해질 수 있었고, 이게 캐릭터들의 관계와도 맞아 더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오유경과 비슷한 시기에 거산에 나타나 놀랍도록 빠르게 거산 시장에 적응하는 민현욱은 윤종석이 맡았다. 민현욱은 평생을 굴곡 없이, 부족함 없이, 큰 실패 없이 살아왔고 그의 남은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리라 생각하는 인물.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뼛속까지 도련님이다.
윤종석은 "저는 사투리를 쓰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며 "촬영장에 또래들이 많아서 재밌게 촬영한 거 같다"며 훈훈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김보라 역시 윤종석의 말에 동의했다. 김보라는 어느 날 갑자기 거산에 흘러 들어온 미스터리한 카페 사장 주미란으로 열연한다. 주미란은 어떤 연유로 거산에 왔는지 항간에 여러 소문이 돌지만, 가타부타 해명도 없는 인물. 상대방의 속을 훤히 꿰뚫는 능력으로 단숨에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다.
김보라는 "미스터리한 미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탈색도 했다"며 "제가 대본을 보면서 느낀 것들을 시청자분들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시청을 당부했다.
이주승은 김백두의 절친이자 거산 지구대 순경 조석희로 분한다. 사건·사고 하나 없는 거산의 잡일을 도맡아 하던 중 수상한 사건과 함께 나타난 오유경으로 인해 다이내믹한 변화를 맞는다.
이주승은 "처음엔 경북 선생님에게 사투리를 배웠는데, 어느 날 설정이 경남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다시 경남 사투리 선생님에게 배우게 됐다"며 "순경 역할은 전에 출연했던 예능 '시골경찰'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캐릭터를 준비하는 시간들을 전했다.
한편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이날 밤 9시 첫 방송 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