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합작 투자로 설립한 LG노텔(현 에릭슨LG)로부터 우선주 약정을 통해 배당받은 797억원에 부과한 법인세 일부를 취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부과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고가 사업양도대금에 대한 법인세를 회피하고자 의도적으로 '우선주 유상감자 대금'의 외관을 만들어 797억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LG전자는 2005년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과 LG노텔을 설립하면서 네트워크 사업 부문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양도해 3044억원을 받았다. 두 회사는 양도 계약과 별도로 LG노텔에서 발생한 수익을 나누는 우선주 약정도 맺었다. 이 계약을 통해 LG전자는 2007~2008년 LG노텔로부터 우선주 유상감자 명목으로 797억원을 배당받았다. 유상감자란 자본금 감소와 함께 회사 재산을 주주에게 반환해 순자산도 함께 감소시키는 제도다.
과세당국은 LG전자가 받은 797억원이 사실상 '네트워크 사업 부문 양도대금'이라고 보고 2012년 11월 67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LG전자는 "해당 배당은 내국법인이 출자한 다른 내국법인으로부터 수익배당금을 받을 경우 일부 금액을 회계상 소득금액에 넣지 않는 '익금불산입'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며 맞섰다.
1심은 LG전자 승소로, 2심은 세무 당국 승소로 판결이 엇갈렸다. 대법원은 LG전자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우선주 약정은 (사업 부문을 양도한) 투자계약과 별도로 체결된 것"이라며 "우선주 유상감자 조건의 충족 여부는 출자계약에서 정한 사업양도 대금의 내용이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