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 20일 오후 4시 49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던 hy(옛 한국야쿠르트)가 “우리는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 아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hy는 MBK파트너스가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도 밝혔다. 한국앤컴퍼니 지분 약 1.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hy가 ‘중립’을 선언하면서 조 회장과 MBK파트너스 간 지분율 확보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경구 hy 대표(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hy는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이라며 “조 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분을 사들인 것은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hy는 이번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기 전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1% 안팎 보유하고 있다가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시작한 지난 5일 장내에서 0.5%포인트가량 추가로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조 회장과 친분이 있는 윤호중 hy 회장이 조 회장을 돕기 위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보고 hy 지분을 조 회장 우호 지분으로 분류해 왔다. MBK파트너스는 hy의 지분 매입에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시세 조종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의뢰하기도 했다. 공개매수 D-2' hy 중립선언…"승자 끝까지 몰라"hy(옛 한국야쿠르트)는 공개매수 마감을 이틀 앞둔 20일 자사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우호 세력이라고 분류되는 것에 대해 시장의 오해라는 입장을 내놨다. 변경구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hy가 지난 5일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추가로 산 건 경영권 분쟁 이슈가 생기면 보통 주가가 올라 단기적인 시체 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hy가 5일 매입한 한국앤컴퍼니 주식 평균 단가는 2만1000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변 대표는 “22일까지 MBK파트너스가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응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 마감 기한이 이틀 남은 상황에서 hy의 이탈은 조 회장에겐 뼈 아픈 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호 지분 한 주가 소중한 시점이어서다.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진용에 균열 조짐이 생긴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이날 약 70억원을 들여 지분 0.42%(40만 주)를 추가 매입했다. 효성첨단소재도 지분 0.21%(20만 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로써 조 회장 측 지분은 본인 42.03%, 조 명예회장 4.41%, 효성첨단소재 0.72% 등으로 늘었다. 총 47.18%로, 아직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hy가 이날 중립 입장을 내놓은 건 한국앤컴퍼니 관련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혐의 등에 대한 당국 수사가 본격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방해하려는 시세조종 혐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특별심리에 착수했다. 전날 거래소는 조 명예회장의 매매를 대행한 KB증권 삼성동금융센터와 압구정지점 등에 한국앤컴퍼니 관련 거래내역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당국이 조 회장 측의 장내매수 관련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기 위해 시장감시위원회에 특별심리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직후부터 KB증권 창구를 통한 장내매수는 거의 매일 이뤄지고 있다. 공개매수 첫날인 5일 KB증권 창구에는 62만 주에 달하는 순매수가 집중됐다. 상한가 부근에서 매수세가 쏠린 만큼 공개매수를 방해하려는 의도를 가진 이상거래로 의심하는 시각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의 조사가 본격 시작되면서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이 추가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선 의결권 공동 행사 계약을 맺은 효성 외에도 조 회장과 오너끼리 친분이 깊은 고려아연, 극동유화 등을 비공식 우호세력으로 분류한다. 이날 한국앤컴퍼니는 1.55% 오른 1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개매수는 22일까지 진행된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2만4000원이다.
한편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를 무기로 건강한 아버지를 겁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이 2020년 경영권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이후 심판을 청구했고, 회사 지분 5%를 재단에 증여하면 청구를 취하하겠다고 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박종관/김일규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