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를 통해 1조3600억원을 조달한다. 태블릿PC·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금 확보 목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1조3600억원(1억4200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LG전자(지분율 37.9%) 등 주주들에게 우선 청약할 권리를 주고, 미달 물량은 일반 투자자에게 공모로 넘기는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발행 가격은 현재 주가(1만2310원)에 약 20% 할인율을 적용해 주당 9550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 결정 배경에 대해 “중소형 OLED 투자 재원 확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TV용 대형 패널 매출 비중을 낮추고 중소형 패널 비중을 76.6%(3분기 기준)까지 높였다.
내년부터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태블릿 제품인 아이패드에도 OLED 패널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중소형 OLED 투자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아이패드용 물량의 약 60%(약 500만 대)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납품량이 더 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차량용 OLED 사업에도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화면이 밝고 내구성이 높은 ‘탠덤 OLED’ 등을 앞세워 고객사를 늘리고 있다. 현재 차량용 패널 수주잔액은 20조원 이상이다. 내년엔 차량용 사업의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차입금 증가, 부채 비율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이란 분석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도 쓰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설비투자 등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6분기 연속 영업적자 등으로 ‘미운오리’로 불리던 LG디스플레이가 올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기준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 영업이익은 890억원이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022억원으로 3년 만의 흑자가 유력하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자금 확보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높이고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