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상생금융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 폭은 올해 초보다 큰 2.5%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협회는 18일 "최근 고금리와 물가 상승 등에 따른 국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험료 인하 여부와 폭, 시행 시기 등 세부 사항은 개별 보험사 사정에 따라 결정한다. 보험사들은 통상 한 해 자동차보험 실적을 마감한 뒤 이듬해 초 보험료 인하율을 내놓는다. 올해는 금융사 사회 공헌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이르면 이번 주부터 인하 폭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에선 지난번보다 참여 보험사가 많아지고 인하 폭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대형 4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는 지난 2월 인하(2.0~2.1%)보다 큰 2.5% 수준을 제시할 것이란 예상이다.
1년 보험료 60만원을 내는 운전자에게 인하율 2.5%를 적용하면 1만5000원가량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험사별로 최대 3%를 인하하는 곳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1999년부터 2020년까지 2017년을 제외한 21년간 적자를 냈다. 2021년 코로나19 확산, 교통법규 강화 등으로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흑자를 보기 시작했고,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과 올 초 두 번 연속 내렸다. 손해율은 보험료를 보험금으로 나눈 값으로, 통상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2~84%를 보험사의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손해율이 2020년 85.7%에서 2021년 81.5%로 떨어지자 대형 4사는 2022년 초 보험료를 1.2~1.4% 내렸다. 2022년 손해율 81.2%에 올 초 인하율은 2.0~2.1%였다.
대형 4사의 올 10월까지 평균 손해율은 78.4%로 작년 같은 기간(80.5%)보다 다소 내려갔다. 다만 겨울에는 폭설 등으로 손해율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연간으로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당국과 보험업권은 자동차·실손보험 등 보험료 부담 경감, 보험계약대출 이자 부담 완화, 소비자 편익 제고 등을 골자로 하는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료를 2.5% 인하하면 5000억원가량의 상생금융 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산한다. 보험업계는 이를 포함해 1조원 규모의 사회 환원을 논의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