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경쟁 한창인데…닛산, 中서 개발·제조·판매 추진

입력 2023-12-18 13:03
수정 2023-12-1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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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완성차업체 닛산자동차가 중국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칭화대학교와 손잡고 전기차를 개발한 뒤 중국 본토에서 생산해 세계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닛산은 충전 인프라,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전기차 분야 연구개발을 위해 중국의 칭화대학교와 함께 내년 공동연구센터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닛산은 2016년부터 칭화대와 함께 지능 모빌리티, 자율주행기술을 공동 연구해 왔으며 협력 분야를 전기차 부문으로 확대했다. 이번 발표도 공동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닛산은 2026년까지 자체 브랜드에서 신차 모델을 4종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협력사와는 6개의 신차를 개발한다. 내년 하반기에 신규 모델을 처음 선보이는 게 목표다.

닛산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현지서 개발·생산·판매 전 단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마쓰야마 마사시 닛산자동차 부사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라인업과 더불어, 중국에서 개발 및 제조된 순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라인업을 해외 시장으로 수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비야디(BYD) 등 경쟁사의 시장에도 진입할 것을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닛산이 중국 투자를 늘리는 배경엔 원가절감이 있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의 낮은 제조 비용을 활용하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중국 현지 공장의 가동률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거나, 중국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테슬라, BMW, 포드 등의 전략과 비슷하다.

닛산이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닛산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약 280만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5분의 1이 중국 내에서 판매됐다. 닛산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3분의 1이었으나 올해 들어 그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현지 연구소와 협력한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양측 간 협력이 중국 시장의 이해를 증진하고 중국 고객의 수요에 더 잘 맞는 전략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완성차업체들이 중국 투자를 늘리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럽연합(EU)과 프랑스 등 각국이 중국서 제조된 자동차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프랑스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서 중국산 자동차를 제외했다. EU는 중국 자동차 업계에 대한 보조금 조사를 착수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