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내일 배송' 도입…불붙은 퀵커머스 전쟁

입력 2023-12-15 17:59
수정 2023-12-16 00:55
초저가 생활용품 매장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가 온라인 몰 익일 배송 서비스를 15일 선보였다. 고물가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알뜰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아성다이소가 온라인 익일 배송 전쟁에 가세하면서 쿠팡, SSG닷컴 등 주요 e커머스 업체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아성다이소는 이날 한진택배와 손잡고 전국 익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자가 온라인 몰인 다이소 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평일 오후 2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받아 볼 수 있다.

배송비는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이고, 3만원 미만은 3000원이다. 배송은 경기 안성 물류센터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진다. 전국 각 매장에서 집으로 배송하는 CJ올리브영의 ‘오늘드림’ 같은 서비스와 구조가 조금 다르다.

전국에 15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아성다이소는 코로나19가 유행이던 2020년 배달 대행업체 부릉, 바로고와 손잡고 ‘빠른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온라인 몰에서 주문한 뒤 매장에서 찾아가는 픽업 서비스도 같이 시작했다.

하지만 아성다이소의 주 고객층이 매장을 방문해 값이 싼 제품을 직접 골라 사는 데 재미를 느끼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데다 배송비가 4000원이나 돼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번에 선보인 익일 배송 서비스도 5000원 미만인 상품을 3만원어치 이상 구매해야 무료로 배송되기 때문에 주문량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익일 배송 서비스 도입과 동시에 기존 온라인 몰인 샵다이소와 오픈마켓인 다이소 몰을 통합해 퀵커머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아성다이소 매출(작년 2조9457억원)이 3조원을 어렵지 않게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지 8년 만이고, 2019년 2조원을 넘어선 지 4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익일 배송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쿠팡, SSG닷컴 등이 주도해 온 e커머스 시장 지형에 작지 않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성다이소는 최근 2대 주주였던 일본 다이소산교(대창산업)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일본에서 100엔숍 다이소를 운영하던 다이소산교는 2001년 아성다이소 지분 34.2%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