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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해즈브로, 엣시, 스포티파이 등의 미국 기업들이 잇달아 인력 감축을 발표하고 있다. 다만 구조조정의 효과에 따라 주가 흐름은 종목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엣시는 실적 개선을 위해 225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 총 인원의 약 11% 규모다. 이러한 발표가 나오면서 회사 주가는 이날 2.16% 하락해 83.97달러에 마감했다.
엣시는 수공예품 전문 판매업체로 코로나19 기간 급격한 매출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 소비둔화가 이어지면서 매출 성장도 크게 꺾였다. 주가는 올해에만 26.06% 빠졌다.
미국 장난감 업체인 해즈브로도 지난 11일 900여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800여명을 이미 해고한 데 이어 추가적인 해고 조치다. 올해에만 전체의 3분의 1가량의 직원을 내보는 셈이다.
해즈브로는 올해 들어 1~3분기 연속 손실을 냈지만 주가는 9월 초까지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그렸다. 연초 발표한 구조조정 효과와 '발더스게이트3'와 같은 비디오게임 매출 기여 기대감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출시 후 주가 부양 기대감이 소멸하고 소비 둔화 징후가 보이면서 연중 고점 대비 주가는 31% 넘게 빠졌다. 연초 한 차례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매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크리스 콕스 해즈브로 최고경영자(CEO)는 "장난감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호황에서 벗어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역풍은 연말은 물론 내년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기업이라도 종목별로 주가 흐름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150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한 스포티파이 주가는 감원 결정 후에도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로 보면 143% 넘게 올랐다. 스포티파이가 연초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올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하면서 구조조정 효과가 주가에 반영된 영향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