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유통업계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불황기에 가격이 저렴한 제품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트렌드를 고려해 가성비 제품을 전략 상품 삼아 소비자의 발길을 잡겠다는 게 유통회사들의 구상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자체브랜드(PB) 치킨 ‘쏜살치킨’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5일부터 1만1900원으로 인하한다. 쏜살치킨은 2021년 3월 대용량 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자 GS25가 저렴한 가격에 출시한 순살 치킨이다.
GS25는 이번에 가격을 1100원(8.4%)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이번 가격 인하엔 전략상품을 앞세워 앱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GS25는 오는 31일까지 ‘우리동네 GS’앱에서 쏜살치킨을 주문하는 고객에게 4000원을 추가로 할인해준다.
롯데마트·슈퍼는 연말을 앞두고 저가 와인의 수요가 늘었다고 판단해 1만원대에 즐길 수 있는 데일리 와인 ‘테이스티 시리즈’(사진)를 14일 선보인다. 올해 1~11월 롯데마트에서는 1만~2만원대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 10월 롯데마트·슈퍼가 연 대규모 주류 행사 ‘주주총회’에서도 1만원 이하의 저가 상품인 ‘L와인’이 전년 행사 기간보다 7배 이상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슈퍼의 주류 상품기획자(MD)는 테이스티 시리즈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와이너리를 샅샅이 뒤졌다. 이후 상품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며 신상품 후보군을 압축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종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거쳐 1위로 선정된 ‘캘리포니아 카베르네 소비뇽’과 ‘캘리포니아 샤르도네’ 두 제품을 먼저 선보이게 됐다”며 “테이스티 시리즈는 비슷한 품질의 다른 와인과 비교해 가격이 약 40%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