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한 오픈AI 영리법인의 기업가치가 860억달러(113조원)까지 치솟은 가운데, 이를 지배하고 있는 오픈AI 비영리 법인의 매출은 4만5000달러(6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오픈AI의 비영리 법인이 미 국세청(IRS)에 제출한 문서를 근거로 2022년 매출을 4만4485달러로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매출 대부분은 투자로 얻은 수입이다.
오픈AI 영리 법인은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확인된 매출은 2017년 주 정부에 신고한 3320만달러(438억원)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챗GPT에 대한 인기로 지난해 2800만달러(36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매출액은 10억달러(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오픈AI는 작년 11월 말 챗GPT를 출시한 뒤 전 세계에 생성 AI 열풍을 일으키며 급성장했다.
오픈AI는 비영리 법인 이사회의 관리를 받고 있다.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단체로 설립됐으며, 이후 2019년 영리 법인이 출범했다. CNBC는 매출 6000만원짜리 비영리 법인이 100조원이 넘는 영리 법인을 지배하는 기형적 구조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비영리 법인 이사회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갑작스럽게 해고한 이후 이런 의문이 더욱 증폭됐다. 혼란은 오픈AI가 비영리 단체 보호 아래 계속될 수 있는지, 또는 지속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고 CBNC는 보도했다. 뉴욕대의 공공 및 비영리 재정관리학과의 태드 칼라브레스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픈AI의 현재 상태는 혼란스럽다”며 “오픈AI가 비영리 지위를 포기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영리 법인이 영리법인을 지배하는 구조가 완전히 낯선 것은 아니다. 모질라 재단은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등을 보유한 모질라 코퍼레이션의 모회사다. 오픈AI와 달리 모질라는 투자를 받지 않았다. 이 회사는 수익을 대부분을 제품 개발에 재투자하고 일부는 비영리 프로그램을 위해 따로 확보한다. 모질라 재단은 매년 감사를 받은 재무제표 및 연례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마크 서먼 모질라 재단 회장은 “오픈AI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파악해야 한다”며 “AI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지 확인하기를 바란다면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픈AI의 새로운 이사회 의장인 브렛 테일러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오픈AI의 기업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자격을 갖추고 다양한 뛰어난 개인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구축할 것”이라며 “범용인공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제공하도록 한다는 오픈AI의 중요한 임무를 감독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