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3일 15: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펫커머스 1위 업체 펫프렌즈 경영권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2년 전 IMM PE와 함께 펫프렌즈를 인수한 GS리테일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펫프렌즈 매각을 위한 전초 작업에 들어갔다.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는 단계로, 주관 업무를 따내기 위한 회계법인 등이 잠재 인수 후보군을 접촉해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IMM PE는 2021년 7월 GS리테일과 손잡고 펫프렌즈를 인수했다. IMM PE가 지분 65.8%를 가진 최대주주다. GS리테일은 지분 30.0%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인 김창원 전 대표는 지분 2.2%를 갖고 있다.
IMM PE는 투자를 단행할 때부터 투자 기간을 길게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동 투자자인 GS리테일 측에도 이르면 3년 뒤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펫프렌즈는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펫커머스 1위 업체다. 올 상반기 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2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864억원으로 전년(610억원) 대비 41.6%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49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흑자 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엔 15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업계에선 GS리테일이 IMM PE의 지분을 사들여 펫프렌즈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GS리테일은 IMM PE가 가진 펫프렌즈 지분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2017년께부터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GS리테일의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강한 의지를 가지고 키우고 있다. GS리테일은 도그메이트(펫시터 예약), 아이엠디티(동물병원 경영지원), 바램시스템(반려동물 스마트기기) 등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이어왔다.
GS리테일은 펫프렌즈와 같은 펫커머스 업체인 어바웃펫의 최대주주(지분율 60.74%)이기도 하다. 펫프렌즈의 경영권을 인수하면 어바웃펫과의 더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
다만 GS리테일이 스타트업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새롭게 진출한 신사업의 성적이 좋지 않아 펫프렌즈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GS리테일은 반려동물 관련 사업 외에도 퀵커머스, 푸드테크 등 다양한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했다.
투자 성과는 암울하다. GS리테일이 2019년 지분을 투자한 수산물 유통 스타트업 얌테이블은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GS리테일이 2대 주주로 있던 메쉬코리아는 기업회생 문턱까지 갔지만 hy(옛 한국야쿠르트)가 인수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 GS리테일이 지분을 갖고 있는 밀키트업체 프레시지와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어바웃펫 쿠캣 등 GS리테일의 신사업 실적이 반영되는 공통 및 기타 사업부의 올 3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줄어든 676억원을 기록했다. 손실 폭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10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GS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펫프렌즈 지분(30%)을 IMM PE와 함께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GS리테일은 최대주주인 IMM PE가 지분을 팔 때 보유 지분을 같이 팔 수 있는 동반 매각 권한(태그 얼롱)을 갖고 있다.
허 부회장도 신사업 포트폴리오 정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허 부회장은 올 초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은 지분 매각 또는 축소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권용훈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