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잠원동 아파트 사이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인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향세로 돌아섰는데, 하락장 속에서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단지들이다. 현장에선 이른바 ‘상급지 갈아타기’ 현상의 영향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거래량이 감소하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반응도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자이 전용면적 59㎡는 최근 2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크기는 지난 6월 24억원에 거래되며 한차례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6개월 만에 다시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단지는 2018년 입주를 시작해 잠원동 내에서도 신축 단지로 통한다. 단지 주변 단지들이 모두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어서 상대적으로 실거주 수요가 높은 단지로 통한다.
재건축 단지들도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잠원동 내 신반포2차는 지난달 전용 150㎡가 45억원에 거래되며 같은 크기의 지난 신고가(39억2000만원) 대비 5억8000만원 상승했다. 전용 135㎡도 같은 시기 4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강 변 재건축 단지로, 재건축 사업에 걸림돌이었던 재건축 조합과 상가협의회 간 갈등이 해소되며 사업 진행 기대감이 커진 곳이다.
현장에선 재건축 대규모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상급지를 희망하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반응이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뿐만 아니라 주변 신축도 반사이익을 기대해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서울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 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초구는 지난달에만 신고가 거래가 19건 기록되며 상대적으로 하락세를 비껴간 모습이다. 그러나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신고가 기록이 의미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잠원동의 지난달 거래 건수는 13건으로 전월 대비 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반포동 거래도 15건으로 16.7%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부 신고가 거래가 시장을 잘못 반영할 수 있다”며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큰 폭의 상승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경기는 하락세”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