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하다 병 걸렸는데…남편은 이혼하자네요"

입력 2023-12-12 23:50
수정 2023-12-12 23:57

고생 끝에 집을 마련했지만, 건강이 악화한 여성이 남편의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이혼을 준비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가난을 극복해 집을 마련했지만, 건강이 악화하면서 남편과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가난한 집에서 자란 A씨는 어릴 때부터 생활력이 강했다.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돈을 받고 앞머리를 잘라주는가 하면, 강아지 옷을 만들어 팔며 용돈벌이도 했다.

결혼 후에는 맞벌이로 돈을 모았다. 부지런히 돈을 모은 A씨는 몇 년 전 남편과 공동명의로 아파트를 샀다. A씨보다 소득이 많은 남편 이름으로 담보대출을 받긴 했지만, 대출금을 많이 갚았고 저축액도 크게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 몸에 이상이 생겼다. A씨는 "몸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고 기력도 없어졌다. 지쳐서 그런 줄 알았는데 병이었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A씨를 남편은 제대로 간호해주지 않았고, 병원에도 잘 오지 않았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요양 중인데 열심히 살아온 제가 바보 같고 삶이 허무하기만 하다."라며 "남편에게 이혼 얘기를 꺼냈더니 동의하더라. 공동명의인 아파트를 제 앞으로 돌려놓고 싶은데 남편은 싫다고 한다"고 재산분할에 관해 물었다.

사연을 들은 김소연 변호사는 "부부가 부동산을 취득할 때 공동명의로 하는 분들이 많다. 대부분 대출로 부동산을 매수하기 때문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데, 대개는 대출이 수월한 일방이 채무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가 안 된다면 재판부가 재산분할 방법을 정해준다. 일방이 지분을 전부 인수하는 방법을 택한다면 △현재 해당 아파트 거주자 △근저당권 설정 관련 채무자 △각자의 경제 사정 등 제반 사정이 고려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재판부가 어느 한쪽으로 지분을 몰아주지 않고 공유로 남겨둔 채 판결하는 경우도 있다. 서로 부동산을 갖겠다고 하거나, 반대로 안 갖겠다며 다툼이 극심한 때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이혼 후 당사자들이 공유물분할청구를 통해 별도 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사연자처럼 병으로 당분간 일정한 수입이 없다면 이혼 이후의 생활 능력과 재산분할의 부양적 요소를 고려해서 어느 정도는 재산분할 비율에 참작해주는 편이다. 부양적 요소만으로 재산분할 비율을 낙관적으로만 전망하는 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