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회사) 명예회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응해 사재를 투입해서라도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개인 자금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사들여 차남 조현범 회장 지분(42.03%)을 포함해 과반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MBK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와 관련해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일부 임직원에게 전달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경우 조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서 정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내 매입이나 대항 공개매수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과반을 확보해 다시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조 명예회장의 생각이다.
MBK는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18.93%), 차녀 조희원 씨(10.61%)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오는 24일까지 주당 2만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최소 20.35% 이상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 측 지분은 50% 이상으로 늘어나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다.
조 명예회장은 2020년 조 회장에게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23.59%)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2446억원에 넘기며 경영권을 물려줬다. 업계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또다시 반기를 든 장남 및 차녀와 손잡은 MBK에 경영권을 뺏기지 않도록 차남을 돕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