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에게 마약류를 탄 음료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모텔로 데려가 강간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냈다.
11일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청소년성보호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간음유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0)의 1심 판결에 불복,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가출 청소년을 상대로 마약류 강간 범행을 저질렀다"며 "A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합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9일 A씨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A씨도 양형부당과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알려졌다.
A씨는 지난 5월 서울 강남에서 가출 청소년인 중학생 B양을 만나 졸피뎀을 탄 음료를 먹인 뒤 정신을 잃자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졸피뎀은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마약류다.
A씨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B양을 알게 됐으며 병원에서 처방받은 졸피뎀을 범행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 선 A씨는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지만 간음 행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박옥희)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A씨가 가출청소년인 피해자를 유인해 마약을 먹여 간음한 범죄"라며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을 보면 A씨가 모텔에서 간음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음료에 마약을 몰래 타 먹이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A씨를 용서하지도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