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창동에 건립 예정인 서울아레나 착공식이 100% 출자자인 카카오 측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시공자로 선정된 한화 건설부문의 수의계약 관련 비리 의혹이 제기돼 카카오가 내부 감사에 착수한 데 따른 영향으로 관측된다. ㈜서울아레나의 대표를 맡고있던 오지훈 부사장이 직무 정지된 탓에 카카오 이사회가 사업 검토를 맡게 됐다. 당초 3000억원으로 예상된 사업비도 대폭 늘면서 관련 안건을 이사회가 의결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아레나 착공식이 ㈜서울아레나와 카카오의 요청으로 연기됐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아레나 대표가 직무 정지돼 카카오 이사회로 결정권한이 넘어갔다"며 "착공식과 관련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해서 원래 일정대로 착공식을 진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서울아레나는 지하철 4호선 창동역 인근 5만㎡ 부지에 1만 8269석 규모 'K팝 전문 공연장'을 짓는 복합문화시설 프로젝트다. 2000석 규모 중형 공연장과 7개 영화관·판매시설 등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장기간 표류하다가 민간투자사업으로 전환해 작년 4월 카카오가 출자자인 ㈜서울아레나가 실시협약을 맺으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시설 소유권은 서울시가 갖고, 카카오는 준공 후 30년간 운영과 유지관리를 맡게 된다. 올해 착공해 2026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카카오 내부에서 서울아레나 시공사 선정 관련 의혹이 제기돼 내부 감사에 착수하면서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은 최근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짓는 안산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의 시공사 선정이 공개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추진된 것을 지적하면서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오 부사장을 직위해제하고 준법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 이사회는 이번 주 안으로 착공식 예산과 사업비 증액 관련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사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용 재산정과 의결을 거쳐 착공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사회 의결 이후로 연기할 것을 서울시에 양해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