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내홍이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의 존재감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지난 8일 한국갤럽 지지율 조사에선 한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차 내 접전을 벌이며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한 장관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조사에서 16%를 나타냈다.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 오른 것으로 이 대표(19%)와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을 벌였다.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4%로 해당 조사에 처음 등장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왔다. 이번 조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의 선호도를 나타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에 머물렀다. 여권 내 다른 주자와 크게 격차를 벌리는 한편 이 대표에게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한 장관이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한 장관에 대한 기대는 커질 전망이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 대결의 시즌2’가 되면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선거의 특성상 여당이 무조건 불리하다”며 “운동권 세력 중심의 과거와 젊은 엘리트의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데 이 같은 구도에 가장 잘 들어맞는 인물이 한 장관”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한 장관이 장관직을 내려놓고 정치권으로 옮겨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은 지역구 후보의 경우 내년 1월 11일, 비례대표는 3월 11일까지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