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유엔 의사인데 같이 살자"…여성들에게 6억 뜯어냈다

입력 2023-12-09 14:19
수정 2023-12-09 16:18

수억 원에 이르는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죄 피해금을 조직원에게 전달한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 2부(서아람 부장판사)는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달책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5월부터 한 달 동안 자신의 계좌로 받은 로맨스 스캠 피해금 중 4450만원을 국내 계좌로, 5억1230만원을 조직원의 해외 계좌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 조직은 예멘에 파견된 유엔 소속 의사를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후 이들은 한국에서 함께 살자며 한국에 보낸 소포 택배 요금과 세금을 대신 내달라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에게 금품을 요구했다. 이렇게 속은 피해자는 총 16명으로, 피해 금액은 6억6300만원에 달했다. A씨는 조직원들이 지정한 계좌에 피해 금액을 송금해주면 송금액의 1%를 대가로 받았다.

재판부는 A씨가 해외 계좌로 송금한 금액 중 7475만원만 재산 국외 도피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직원이 송금을 부탁하는 돈이 사기 범행 피해액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좌를 제공하고 송금해 조직원의 범행을 도왔다"며 "범행을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합의금 일부를 전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