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美 IRA 보조금 '반토막'…현대차는 내년 말 수혜 기대 커

입력 2023-12-08 18:11
수정 2023-12-09 01:28
다음달부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배터리 세부 규정이 더욱 강화돼 현지에서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현지 판매 1위인 테슬라를 필두로 포드, 닛산 등의 전기차가 새해부터 줄줄이 보조금이 반토막 나거나 아예 못 받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내년 하반기 조기 가동해 ‘보조금 적격 전기차’로 시장 둔화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의 전기차 머스탱 마크-E는 내년 1월 1일부터 IRA에 따른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 말까지는 이 차를 사면 3750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혜택이 ‘0’이 된다. 포드의 전기차 베스트셀러인 F-150 라이트닝도 7500달러의 보조금이 축소될 여지가 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IRA상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 소재 기업 등을 FEOC로 지정하고 FEOC가 제조·조립한 부품이 들어간 배터리를 쓰는 전기차엔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3년식 마크-E의 엔트리 모델에는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 3 후륜구동(RWD)·롱레인지도 다음달 1일부터 IRA 보조금 혜택이 7500달러에서 3750달러로 줄어든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의 일정 비율을 북미에서 제조·조립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IRA 요건의 의무 비율이 올해 50%에서 내년 60%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 3는 CATL의 중국 공장에서 일부 조립된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닛산 리프도 내년부터 배터리 핵심 광물 요건이 추가로 강화돼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현대차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현지 전기차 공장 생산 시기를 당초 2025년에서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