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농가가 내년 설 명절을 대비해 수확물량 저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 전반적으로 작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유통물량까지 줄어들어 사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시장에서 사과 가격은 전주보다 11.1% 올라 ㎏당 4456원에 거래됐다.
올해는 작황이 좋지 않아 평년(2013~2022년) 동월(2052원) 대비로도 가격이 비싸다. 햇사과는 통상 8~9월에 수확하는데, 올해는 7~8월 비가 자주 오는 등 기상악화로 생육이 부진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42만5400t으로 전년(56만6000t)대비 24.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기준 사과 저장량은 전년(29만2000t) 대비 30.6% 감소한 20만2700t에 불과하다.
롯데마트와 서울시는 비싸진 사과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오는 13일까지 사과 12.5t을 시중가격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시가 가락시장내 도매시장법인에 사과 가격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췄다.
단감 역시 비슷한 이유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단감 소매 가격은 ㎏당 1만7295원으로 전주(1만7038원)대비 1.5% 비싸졌다. 평년(1만1215원)에 비하면 54.2% 비싸다. 올해 단감 생산량은 7만800t으로 전년(10만3900t)대비 31.9% 줄었다.
두 작물 모두 연말연시 모임 자리에서 수요가 큰 만큼, 내년초까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일부 채소류도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파프리카는 전주 대비 27.7%, 대파는 17.9%, 풋고추는 17.2% 올랐다.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는 "날씨가 추워지면 적정 생육온도를 맞추기 위해 난방을 틀어야 한다"며 "농가의 재배 비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