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가장 붐비는 지역을 오가는 지하철인 엘리자베스 라인의 전력공급이 중단돼 승객들이 철로를 걸어서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뉴스에 따르면 런던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지하철 노선 엘리자베스 라인의 케이블이 손상되어 몇 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지하철에 타고 있던 수천 명의 승객들이 난방과 조명이 끊긴 지하철에 4시간가량 갇혀있었다.
사고는 런던 서부 패딩턴 외곽에서 한 열차가 장애물을 들이받은 후 전선에 손상을 입으면서 전원이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영철도는 엔지니어들이 해당 지역의 전력 케이블을 수리하는 동안 패딩턴을 오가는 모든 지하철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
이번 사고로 엘리자베스 라인뿐만 아니라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히드로 익스프레스가 모두 영향을 받았다.
승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하철에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 몇 시간 동안 기차에 갇혀 있었다면서 경험담을 공유했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에는 휴대전화 조명에 의지한 채 지하철 바닥에 앉아 체념하는 승객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한 여성은 다른 승객과 웃고 있는 셀카를 올리며 "우리는 탑승한 지 거의 4시간 만에 엘리자베스 노선에서 내린다"라고 썼다.
BBC 기자도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엠마 벤틀리 기자는 다른 승객들의 사진을 공유하며 발이 묶인 지 3시간 30분 만에 걸어서 대피했다고 밝혔다.
65세의 휴 코머포드는 "기차 창밖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려는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며 "승객들은 자력으로 기차에서 내려 선로를 따라 걸었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가장 가까운 역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수단을 통해 집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