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도 해외여행 갔다가 '날벼락'…'통증의 왕' 뭐길래 [건강!톡]

입력 2023-12-09 12:43

몸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잠복해있던 바이러스의 활성화로 발병 위험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얼마 전 가수 윤종신도 해외여행 중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 중인 근황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윤종신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생 첫 대상포진을 여행 중에 (걸렸다)"며 "해외에서 첫 병원 진료). (한국에) 돌아와서 또 약 처방. 아 고약하네 이놈"이라고 적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을 말한다. 염증이 전신으로 퍼지는 등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해 '통증의 왕'이라고도 불린다.

수일 사이에 피부에 발진과 물집 형태의 병변이 나타나고 가려움증과 통증이 동반된다. 젊은 사람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개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발병한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환자 또는 장기이식이나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병적인 증상은 피부에 국한돼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서는 전신에 퍼져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수포는 10∼14일 동안 변화하는데,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가 딱지로 변하게 된다. 접촉 등에 의해 물집이 터지면 궤양이 형성될 수 있다. 2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생기면서 증상이 좋아진다. 피부의 병적인 증상이 좋아진 후에도 해당 부위가 계속 아프기도 한데, 이런 대상 포진성 통증은 노인 환자의 약 30%에서 나타나며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의 치료법으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신경 주사, 수액 투여 등이 있다. 이는 바이러스의 복제 억제 및 확산 기간의 단축을 유도하고, 급성 통증의 기간, 신경 손상 정도 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의료진의 진단을 토대로 전신 또는 국소적인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신경 블록(신경에 약물 주입하는 치료)을 시행하는 것이 증상의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각종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치료가 늦으면 물집과 발진이 없어지더라도 2차 감염이 생기거나, 강한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통증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 통증 증후군이 생기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불면증, 우울증이 생겨 일상생활은 물론 학업이나 생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아울러 피부의 병적인 증상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세균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이나 면역억제 환자의 경우 피부의 이상 증상이 모두 좋아져도 포진성 통증이 남는 경우가 흔하며, 면역기능이 정상인 환자의 경우에도 7.9%에서 포진성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는 경우에는 홍채염이나 각막염을 일으켜 실명할 수 있고, 바이러스가 뇌수막까지 침투하면 뇌수막염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

면역억제 환자에게서는 대상포진이 지각신경이 분포하는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의 피부에 나타나기도 하며, 뇌수막염이나 뇌염으로 진행하거나 간염이나 폐렴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바이러스는 잠복 상태로 몸속에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 다시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2020년 72만4000명, 2021년 72만5000명, 지난해 71만2000명이었다. 올해는 8월까지 51만명이 대상포진을 앓았다. 의료진들은 대상포진 예방백신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으므로 60세 이상의 성인에서 1회 접종을 할 것을 권고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