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FX(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 덱스터가 영화 ‘서울의 봄’ 흥행에 힙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색 보정, 음향작업에 참여했던 사실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덱스터는 7일 코스닥 시장에서 3.92% 오른 821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상승세다. 전날엔 9.57% 급등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덱스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6~7일 사이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은 각각 덱스터 주식을 4억 6626만원, 1억원 순매수했다
덱스터 스튜디오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 ‘서울의 봄’은 최근 누적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연말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다. 덱스터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색 보정과 음향작업을 통해 신군부 세력의 반란이 일어난 1979년 서울의 느낌을 재현했다.
서울의 봄 이모개 촬영감독은 “덱스터의 후반 색 보정을 거치며 영화의 주제, 인물의 감정, 사건의 배경까지 일체감 있게 완성됐다”며 “의도했던 영상의 구도와 시점이 한층 더 부각돼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수출 실적과 호전된 3분기 실적도 덱스터의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덱스터는 지난 3분기 매출 132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부분의 성과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덱스터는 해외에서만 360만 달러(약 48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 성과로 덱스터는 지난 5일 한국무역협회로부터 ‘3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덱스터의 해외 진출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덱스터는 올해 9월 태국 대표 미디어 기업인 ‘칸타나 그룹’을 상대로 버추얼 프로덕션(VP)컨설팅 사업 계약을 성사해 태국 방콕에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달 초에는 대만 콘텐츠진흥원과 업무 협력(MOU)을 채결해 콘텐츠 공동 투자 및 제작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덱스터 관계자는 “북미에서 5월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세인트 세이야: 더 비기닝’ VFX 작업 수주로 현재 해외 매출의 약 50%를 만들어냈다”며 “최근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글로벌 OTT 드라마 제작사와도 맺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이후 매출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만큼 주가를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회재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덱스터 스튜디오의 작년 연간 누적 매출액(659억)을 감안했을 때 해외 매출 계약 규모기 크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