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클로징, 쉽지 않네"…내년만 바라보는 부동산 IB들

입력 2023-12-07 16:02
수정 2023-12-08 09:24
이 기사는 12월 07일 16: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대거 시장에 매물로 나온 서울 지역 오피스가 딜 클로징(거래 종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연말 북 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더해 대다수 부동산 운용사들이 블라인드 펀드를 소진한 상태여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리츠운용은 지난달 30일 HSBC 빌딩 인수를 종결했다. 지난 9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3개월여 만이다. 매입 물건은 HSBC 빌딩 고층부(9~19층) 지분 65.8%이다. 매도인인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펀드 만기 도래에 따라 인수 이후 4년여 만에 매각을 결정했다.

앞서 올 4분기 대형 오피스 빌딩 거래로는 삼성SDS타워, 마제스타시티타워1 등이 있었다. KB자산운용은 삼성SDS타워를 8500억원에 인수를 마무리했고 코람코자산신탁은 마제스타시티타워1 매입대금 5200억원을 납입했다.

이를 제외한 대다수의 오피스는 우선협상대상자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골든타워, 아크플레이스, 강남파이낸스플라자 등 여러 오피스들이 내년을 기약했다. 연말까지 다수 오피스가 입찰을 실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지만 클로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연말 북 클로징 기간 도래에 따라 기관 자금을 유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이 이달 중순부터 북 클로징을 하고 기표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HSBC 빌딩이 올해 마지막 오피스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이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소진해 보통주 투자가 어려운 것도 오피스 거래를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부동산 자산 투자는 보통주 투자와 우선주 투자로 나뉘는데, 보통주 투자는 블라인드 펀드 자금으로 받쳐줘야 우선주 투자자 모집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업계에선 우정사업본부 자금을 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계열사를 통해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KB자산운용, 이지스·코람코·이든·캡스톤 등 일부 부동산 전문 운용사만 블라인드 펀드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를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IB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내년부터 자금 조달 환경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이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거래가 진척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