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의 아버지' 소재 영화, 피폭국 일본서 결국 개봉

입력 2023-12-07 14:47
수정 2023-12-07 14:49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피폭국인 일본에서도 개봉한다.

일본 배급사인 비터즈 엔드는 6일 "'오펜하이머'의 소재가 우리 일본인에게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다양한 논의와 검토 끝에 2024년 일본 개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전통적인 작극 기법을 초월한 유일무이한 영화이기에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관객 여러분이 자기 눈으로 '오펜하이머'를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펜하이머'는 퓰리처상 수상작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각색한 영화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개발을 주도한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그렸다. 킬리안 머피,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플로렌스 퓨 등이 출연했다.

지난 7월 전세계 개봉한 이 영화는 세계 흥행 수입 약 9억5000달러(약 1조2000억 원) 이상으로 전기 역사물 중 최고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광복절에 개봉해 323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가 아직 생존해 있는 일본에서의 개봉은 어려웠고 결국 늦장 개봉하게 됐다.

일부 해외 평단은 '오펜하이머'가 원폭 폭발 장면이나 일본인 원폭 희생자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아 피해자의 고통을 조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놀란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오펜하이머의 경험에 벗어나는 것은 스토리의 조건을 어기는 것"이라며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