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놓인 초록뱀미디어가 경영권을 공개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공개 매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 상장폐지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이 결정에 소액주주들은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초록뱀미디어는 현 최대주주인 씨티프라퍼티(옛 초록뱀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초록뱀미디어 지분 전량(39.33%)과 경영권을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개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초록뱀미디어 주권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다. 원영식 전 회장의 배임 혐의가 그 원인이다. 원 전 회장은 2021년 9월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녀 소유 법인에 초록뱀미디어 전환사채(CB) 콜옵션을 무상으로 부여, 회사에 15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주가 상승을 통해 24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초록뱀미디어는 공개매각으로 상장폐지 위기를 극복하겠단 방침이다. 초록뱀미디어 측은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한다"며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후 1년 이내에 씨티프라퍼티가 보유한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액 주주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초록뱀미디어의 소액주주는 8만557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의 63.23%에 달한다.
오너리스크와 별개로 회사의 실적은 양호하다보니 지배구조만 개선되면 거래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초록뱀미디어의 매출액은 192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은 56억원을 기록했다. 1998년 설립된 초록뱀미디어는 드라마 올인, 불새, 주몽, 나의 아저씨, 펜트하우스 등 화제작을 꾸준히 제작해왔다.
한편 초록뱀미디어는 상장폐지 의결에 반발해 이의신청할 계획이다. 이의신청 기한은 오는 11일이다. 초록뱀미디어가 이의신청하면 거래소는 20영업일 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개선 기간 부여 방안을 비롯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