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에도 하이브리드차 열풍이 불고 있다. 수입차 하이브리드 모델이 국내로 처음 수입된 지 약 17년 만에 가솔린차 판매량을 제쳤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지난달 수입차 연료별 판매량을 보면 하이브리드 모델이 9996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전체 판매량의 약 40.4%에 달한다. 가솔린 모델 판매량(9933)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수입차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가솔린 모델 판매량을 앞선 것은 2006년 9월 수입 하이브리드차가 국내에 출시된 이래 최초다. 수입차는 가솔린·디젤 등 전통적으로 내연기관 모델이 강세를 보여왔는데, 이러한 공식을 처음 깬 것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세는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국내 승용차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는 10월까지 누적 31만9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
업계는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주목받던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완화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기차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뛰어난 연비로 경제성이 높은 것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 요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강점을 지닌 일본 차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올해 1~11월 일본 차의 누적 판매량은 2만102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3% 늘었다.
특히 도요타는 이 기간 국내에서 5819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0.6%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86.6%나 뛴 1만2191대를 팔았다. 올해 국내에서 4종의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한 도요타의 판매 전략이 효과를 봤다.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이 높았던 독일 차들 역시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 모델 인기가 눈에 띈다.
BMW의 스테디셀러 520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지난달에만 1108대 팔려 가솔린 모델보다 판매량이 많았다. 지난 10월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350 4매틱 모델이 476대 팔리면서 렉서스 ES300h 모델 다음으로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모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성이나 편리함 등 전기차의 단점을 두루 보완한 하이브리드가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