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출마가 점쳐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찾았다. 출입국이민관리청 신설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정치권에선 한 장관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에 ‘신고식’을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총 직후 한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총선 출마와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저는 정무직이지만 임명직 공직자다. 제가 진퇴하는 것은 제가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부 각료가 특정 현안을 설명하기 위해 여당 의총을 찾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한 장관의 장관직 사퇴와 정치 참여가 예상되는 시점이라 이목을 끌었다. 의총 강연과 출마를 연결 짓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논의하는 통상적인 직무 수행”이라며 “다른 장관들도 이렇게 설명한 전례가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한 장관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정치권 참여 시점과 역할에 대해 각종 전망이 나온다. 대구·경북의 한 의원은 “한 장관의 (총선) 투입은 아마 효과가 극대화될 때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연말·연초, 비례로 출마한다면 내년 3월”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강연에서 한 장관은 “이민 정책은 할 거냐 말 거냐 고민할 단계를 지났고, 안 하면 인구 재앙으로 인한 국가 소멸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민 확대에 대해선 “외국인을 무조건 많이 받자는 게 아니다”며 “필요한 외국인만 정부가 정교히 판단해 예측 가능성 있게 받아들이고, 불법 체류자를 더 강력히 단속하는 등 정부가 관리·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은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를 운영한 원죄로 식민지 국민을 오는 대로 받은 역사가 있었다”며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섬나라고, 식민지 원죄도 없다. 유럽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고, 필요한 인재를 국익의 관점에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출입국이민관리청의 역할에 대해선 “(이민의) 체계적 유입과 관리·통제를 더 잘하겠다는 것이고, 철저하게 국익과 국민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인도주의, 다양한 문화 유입 목적이 아니라 국민의 현실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