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겠지만 국내 증시는 박스권을 맴돌 것으로 전망됩니다."
7일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00~2800선으로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노 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에 기준금리를 낮추겠으나 이미 증시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됐다고 진단했다.
노근창 센터장은 내년 주식시장에서 Fed의 금리 인하 여부와 미국 대선,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노 센터장은 "미 Fed가 내년 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막상 금리를 인하할 경우 호재성 재료 소진에 따라 증시가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내년 추천 섹터로 '반도체'를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과잉 재고 해소에 따라 다시 상승세를 타는 등 업황이 반등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을 46%로 전망한다"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도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에선 글로벌 스마트폰·PC 등 IT 기업들의 재고 수준이 4주 정도로 단축되며 반도체 평균 가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단 평가가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는 통상 5~6주를 적정한 재고자산 회전일수로 본다. 재고 수준이 4주로 줄면 메모리 반도체의 평균 가격이 상승한다.
노 센터장은 반도체 섹터 외에도 자동차와 화학, 철강을 긍정적으로 봤다. 자동차 섹터의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나 이는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자동차 섹터는 내년에도 우려하는 것보다 양호한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엔 장기채와 배당주를 주목하란 조언도 덧붙였다. 금리 인하 시기엔 장기채 가격 상승에 올라탈 수 있고, 금리 인하에 따라 배당주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침체 경고가 계속 나오는 만큼 소비재 섹터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노 센터장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경우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것은 당장 필요하지는 않은 물품과 서비스 구입"이라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중국 증시와 관련해선 투자 매력이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과 중국의 부동산 시장 등 경기 침체 가능성을 따져봤을 때 의미 있는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