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가장 먼저 금리 인하"…원화 약세 지속 [한경 외환시장 워치]

입력 2023-12-06 16:18
수정 2023-12-06 16:22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 상승세가 이어졌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90전 오른 1313원10전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2원80전 오른 1314원에 출발했다. 장중 횡보 흐름을 보였다.

환율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다. 지난 4일 1304원에서 5일 1311원20전, 이날 1313원10전으로 올랐다. 지난달 29일 1289원60전에 비하면 7일만에 23원50전 올랐다.

환율이 오른 것은 달러화 강세 때문이다. 전날(현지시간) ECB의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 이사가 "최근 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한 것. 실제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11월 예상치가 2.4%로 나타나는 등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유럽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유로화 가치는 약세로 전환됐다. 이에 반응해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고,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이다. 장중 위안화 약세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장 마감시간(오후 3시30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2원2전이다. 전날 같은 시간 기준가(893원4전)보다 1원2전 하락했다.

한편 이날 골드만삭스가 서울 종로구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연 '한국 거시경제 전망 간담회'에서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는 "내년 한국은행이 두번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중앙은행으로 ECB를 꼽았다. ECB는 2분기께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이어 영국 중앙은행이 3분기 중 금리를 내리고, 호주는 4분기에 내릴 것으로 봤다. 한국은 내년 중반 이후 금리 인하 여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전무는 "최근 시장 가격에는 미국의 금리가 내년 1분기 인하될 가능성까지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4분기 이전에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한국도 금리를 3번까지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율은 수출 호조에 따라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전무는 "내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 수출 증가율이 4∼5%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반도체 관련 수출 확대 등으로 9∼10% 증가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가 GDP대비 3%까지 높아지면서 외환시장 압력이 줄어들어 내년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서서히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