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국내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4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 실적이 발목을 잡아 증시 상승세가 멈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높아지는 기대, 낮아지는 실적 전망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11월 한 달간 11.3% 상승했다.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더해지면서다.
하지만 4분기 기업 실적 전망은 최근 들어 소폭 조정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44개의 4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1개월 전 41조5417억원에서 1일 기준 41조1235억원으로 1% 낮아졌다.
내년 연간 기업이익 전망도 낮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246개의 내년 전체 영업이익 합산액 전망치는 1일 기준 236조2429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238조2886억원, 3개월 전 248조9804억원에서 계속 내려가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강하면 내년 국내 기업들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실적 전망이 계속 낮아진다면 결국 증시 상단도 막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률 개선이 점차 약화된다면 연말 증시의 수급 온기가 전반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이익 전망치 상향되는 기업은전문가들은 과거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 연말로 갈수록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기업이 높은 수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하나증권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투자전략별 12월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 종목에 집중한 경우 평균 2.6%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업종 평균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에 집중한 전략은 평균 -0.3%, 배당수익률에 집중한 전략은 -1.7%에 그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많이 상향된 종목은 하이트진로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68억원으로 1개월 전과 비교해 39% 상향됐다. 신제품 맥주 ‘켈리’가 시장에 정착한 가운데 이달 소주·맥주 가격 인상, 마케팅 비용 감소 등이 더해진 결과다.
그밖에 LG디스플레이(35.9%), 코스메카코리아(28.7%), 에스티팜(26.5%), 아이에스동서(26.4%), 대한항공(25.8%), 제이앤티씨(24.8%), 한샘(21.5%) 등도 최근 한 달 사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됐다.
내년 전체로 보면 최근 한 달 사이 위메이드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74.7% 상향돼 가장 많이 올랐다. 위메이드는 내년 연간 기준 6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한국전력이 최근 한 달 31.3% 상향돼 2위였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6600억원이다. 전기료 인상,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점쳐졌다. 이어 아모레퍼시픽(30.4%), 대한유화(24.7%),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21.5%) 등도 이익 전망치가 크게 상향됐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