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펜싱선수 남현희(42)의 전 연인 전청조(27)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피해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수사 결과 전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32명, 피해액은 총 36억9000여만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까지 알려진 23명보다 9명이 늘어난 것. 피해액은 이전의 28억원보다 8억9000여만원 늘어났다.
경찰은 또한 남현희가 전씨의 투자사기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 1일 추가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남현희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것은 지난달 6일과 8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남현희는 전씨와 공범으로 3건의 고소장이 접수됐고, 피해액은 10억여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남현희로부터 자진 제출 형식으로 압수한 귀금속 등 물품(벤틀리 차량 제외)은 총 44점, 액수는 1억원 상당이다. 해당 물품은 모두 남현희가 전씨로부터 선물 받은 것들이다.
전씨는 현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형법상 사기·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전씨는 파라다이스 호텔의 숨겨진 후계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 대주주로 행세하며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여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범행에 사용할 목적으로 올해 6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고 자신의 사진이 부착된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제시하고, 파라다이스 호텔의 대표이사 명의의 용역계약서를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제시한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피해자 대부분은 전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인과 재테크 강의를 빙자해 모집한 수강생, 펜싱학원 학부모 등이며 90% 이상이 20∼30대 사회 초년생이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