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 나선 한투증권...보로노이·이오플로우 주담대 연장 ‘거절’

입력 2023-12-04 18:12
수정 2023-12-05 09:27
이 기사는 12월 04일 18: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신약개발 기업 보로노이의 최대주주에 빌려줬던 주식담보대출 250억원에 대해 만기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증권사가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연장을 거절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로노이는 한투증권이 최대주주 김현태 대표에 빌려준 주식담보대출 250억원에 대해 만기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김 대표와 지난 8월 28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보로노이 주식 85만주를 담보로 250억원을 빌려줬다.

주식담보대출은 보로노이가 지난 6월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한투증권은 지난 6월 보로노이의 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했다. 김 대표는 유상신주 인수에 필요한 자금 215억원을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했다. 1년 만기 계약을 3개월 단위로 연장하는 조건이다.

김 대표는 “만기를 9일 앞둔 지난달 21일에 일방적인 만기 연장 불가 통보 및 상환 요청을 받았다”며 “현재 부당한 대출 상환 요구의 철회를 위해 법률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지난달 의료기기 업체 이오플로우의 최대주주 김재진 대표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연장도 거절했다. 김 대표는 이오플로우 주식 365만9843주를 담보로 한투증권에 200억원의 대출을 받았으나 만기가 10월 31일에 끝났고 연장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달 16일 이오플로우 주식 66만4097주를 시장에 매도해 100억원을 한투증권에 상환했다. 이 여파로 이오플로우는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25.9% 하락했다. 한투증권은 해당 100억원에 대해 오는 15일로 담보권 실행을 유예해둔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투증권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3개월 단위 심사 과정에서 만기 연장 불가를 통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투증권은 보로노이 주식담보대출에 대해 3개월마다 리스크를 평가해 대출을 연장한다. 기업의 재무구조나 주가에 변화가 있으면 주식담보대출 연장을 거절할 수 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법적 공방으로 가지않도록 원만히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