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 시장이 현재 대통령실의 상황을 '나홀로 백척간두에 섰다'고 표현했다. 당정이 풀어가야 할 난맥상이 만만치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요한 혁신위는 당내 기득권 카르텔에 막혀 해체 위기에 있고, 이준석은 눈앞에서 아른거리면서 앞길을 막는구나"라고 썼다.
이어 "대통령실 인사들은 모두 양지를 찾아 떠나고, 미숙한 참모들만 데리고 힘든 국정을 끌고 가야 하는구나"라며 "당마저 사욕에 눈멀어 도와주지 않고 첩첩산중에서 나홀로 백척간두에 섰으니, 다가오는 엄동설한을 어찌할꼬"라고 말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친윤(친윤석열)·중진 의원 등의 험지 출마 요구를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실상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속속 대통령실을 떠나는 상황까지 겹치자 이를 '첩첩산중'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한편, 주변 인물들은 비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서도 참모진의 무능을 지적하며 "이런 참모들이 누군지 밝혀 징치(懲治·징계하여 다스림)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8일엔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나 "대통령 믿고 설치는 철모르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들이 당을 지배하고 있는 판에 이준석이 돌아와서 할 일이 뭐 있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술수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호가호위하고 이용해 먹는 세력들이 문제"라고도 평가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