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적발액 기록 '경신'한 고용부...사업주 제재법안도 추진

입력 2023-12-03 11:59
수정 2023-12-03 16:26

사진=연합뉴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소프트웨어 개발 중소벤처기업 A사는 이전에도 업황 부진 등을 이유로 9억원의 임금체불이 있었다. 고용부가 지난 9월 실시한 기획감독 A사는 1년간 근로자 25명의 임금 및 퇴직금 총 17억원 체불한 사실이 추가로 적발됐다.

B지역농협은 주말 근무 시 연장근로수당 대신 고정금액의 당직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3년간 134명의 연장수당을 2억4000만원이나 적게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C사는 이중 장부로 근로시간을 관리해,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한 사실을 은폐하고 한도 초과 시간을 다음달로 이월하는 식으로 연장근로 수당을 미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상습체불 의심 기업 131개소와 12개 건설 현장에 대해 지난 9월부터 11월 사이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 총 91억원이 넘는 체불임금을 적발했으며 이중 69개사, 148건의 법 위반사항에 대해 '즉시 사법처리'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기획감독은 고의 및 상습 체불 의심 사업장을 대상으로 불시에 돌입했다. 또 시정 명령 없이 즉시 사법처리 하는 등 특별감독에 준해 강도 높게 실시했다. 그 결과 단일 기획감독으로는 최대규모의 체불액 적발과 사법 처리 건수를 기록했다.

감독 결과 상습체불이 이전에도 있었던 사업체와 건설현장 등 총 131개사 중 92개사(70.2%)에서 총 91억원의 임금체불이 적발됐다.

국토부와의 합동으로 실시한 12개 건설현장 점검에서는 6개 현장에서 불법 하도급(2개 현장)과 임금 직접지급 위반(4개 현장)을 적발했고 4개 사에 대해선 즉시 사법처리했다.

철근콘크리트 공사 시공을 하도급 받은 D건설사는 현장 근로자 191명에 대한 8월분 임금 5억7000만원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대신 공정별 팀장 9명에게 나눠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임금 '직접지급' 원칙의 위반이다.

일부 건설·제조업 현장에서는 근로자 팀을 조직한 소위 '십장'이나 '물량팀장'에게 임금을 통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관행은 임금체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용노동부는 재직근로자의 임금체불 피해를 해소하고자 '임금체불 익명신고센터'를 오는 11일부터 31일까지 운영해 불시 기획감독을 강화하고, 건설현장에 대한 근로감독도 향후 확대한다.
○상습체불 사업주에겐 정부지원 제한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상습체불 사업주에 대한 정부지원 등도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한다. 임이자 의원이 지난 6월 대표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를 재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상습체불은 체불자료 제공일 직전 연도 1년간 △3개월 분 임금 이상 체불(퇴직금 제외)하거나 △5회 이상 체불하고 체불 총액 3000만원 이상(퇴직금 포함) 체불한 경우로 규정한다.

상습체불자에 대해선 신용제재를 가하며, 정부와 공공기관의 보조와 지원도 제한한다. 공공입찰에서는 불이익을 부여한다. 현재 미지급 임금에 대한 연 20% 수준의 지연이자를 퇴직자에서 재직 중인 근로자까지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의한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안'도 다시 입법을 추진한다.

개정안은 변제급 미납 사업주의 정보를 신용회사에 제공할 근거 규정, 체불액 산정 및 부정수급 방지를 위해 장관이 근로복지공단 등 관계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체불 발생 우려 시 정부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는 범위도 확대해 대지급금 대신 융자 활용이 가능해 진다.

이정식 장관은 “앞으로도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임금체불을 근절해 나갈 예정"이라며 "아울러 체불액의 80%를 차지하는 반복?상습체불 제재를 강화하는 근로기준법과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