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 좋아" 전화 온 14살 딸 동사, 슈퍼마켓 옆 방치

입력 2023-12-02 00:18
수정 2023-12-02 00:19


폴란드에서 14살 소녀가 추운 날씨에 방치됐다가 동사로 사망했다.

1일(현지시간) PAP통신은 폴란드 남부 크라쿠프 인근 안드리초프에 사는 나탈리아가 지난달 28일 학교에 가던 중 부친에게 "몸이 안 좋다"고 말한 후 연락이 두절됐고, 이후 슈퍼마켓 인근 도로에서 저체온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나탈리아는 부친과 연락한 후 슈퍼마켓 옆 바닥에 앉은 채로 있었고, 이 슈퍼마켓은 대로변에 있었지만 수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나탈리아를 신경 써서 살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탈리아 아버지의 실종 신고를 받고 경찰이 인근 지역 수색에 나섰지만, 나탈리아는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했다. 행인은 나탈리아를 발견한 후 급하게 심폐소생술을 펼쳤지만, 영하의 날씨에 수시간 노출돼 체온이 22도까지 내려간 심각한 상태였다.

나탈리아는 즉각 인근 크라쿠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저녁 사망했다.

안드리초프는 2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소도시다. 토마슈 자크 안드리초프 사장은 "우리는 모두 충격받았다"고 밝혔고, 관할 검찰은 나탈리아가 사망에 이르게 된 데 과실치사 혐의가 있는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 대변인은 PAP 통신에 "목격자 조사 등을 토대로 이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종합적으로 파악 중"이라며 "소녀의 죽음에 특정인의 행동이나, 행동 누락이 기여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은 당시 수색에 나섰던 경찰관들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