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2019년 공개된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30일(현지 시각) 테슬라 북미 웹사이트에 따르면 2025년부터 인도가 가능한 사이버트럭 후륜구동 모델의 시작 가격은 6만990달러(약 7935만원)로 책정됐다.
내년부터 인도되는 사륜구동 모델과 가장 고급 모델인 '사이버비스트'(Cyberbeast)의 시작 가격은 각각 7만9990달러(약 1억407만원), 9만9990달러(약 1억3009만원)다. 이는 2019년 11월 시제품을 처음 공개하면서 제시했던 3만9900∼6만9900달러(약 5191만∼9094만원)와 비교해 약 43∼53% 더 높아진 것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시제품 공개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차량을 인도하는 이날 행사에서 사이버트럭의 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날 사이버트럭 최고급 모델을 직접 몰고 행사장에 나타나 이 차가 기존 픽업트럭들보다 더 강하고 실용적이며, 스포츠카보다 더 빠르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 차가 1만1000파운드(약 5t) 이상을 견인할 수 있고, 2.6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길이 6피트(1.8m)·너비 4피트(1.2m)의 넓은 적재 공간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특히 사이버트럭이 스포츠카 포르쉐 911을 견인하면서 같은 차와 경주해 4분의 1마일(402m) 앞서가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차체를 단단한 스테인리스강 합금 소재로 만들어 총알도 뚫을 수 없을 만큼 견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제로 방탄 성능을 실험하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수십발의 총격 이후 차체 표면에 구멍은 생기지 않고 움푹 팬 자국만 남은 모습이 보였다.
머스크는 또 차 유리창이 바위에도 깨지지 않을 만큼 단단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 전 행사에서 유리의 강도를 실험하려고 금속 공을 던졌다가 유리창이 갈라졌던 일을 언급하며 "다시 해보자"고 했다. 이에 테슬라 수석디자이너 프란츠 홀츠하우젠은 금속 공 대신 야구공을 두 차례 던지며 멀쩡한 모습을 보여줬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이 "도로의 모습을 바꿀 것"이라며 "마침내 미래가 미래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 웹사이트에 공개된 모델별 성능을 보면 후륜구동 제품의 1회 주행거리는 250마일(약 402㎞), 시속 60마일 도달 시간은 6.5초다. 사륜구동 모델은 주행거리 340마일(547㎞)에 시속 60마일 도달 시간이 4.1초다. 최고급 사이버비스트의 주행거리는 320마일(약 515㎞), 시속 60마일 도달 시간은 2.6초다.
앞서 이 회사는 그동안 100만여 건의 예약 주문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사이버트럭이 포드자동차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R1T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모델의 시작 가격은 리비안 R1T가 7만3000달러(약 9497만원), 포드 F-150 라이트닝은 약 5만달러(약 6505만원) 수준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