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사진)가 “5년 내 AI가 인간과 상당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술의 고도화로 5년 뒤에는 범용인공지능(AGI) 수준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황 CEO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뉴욕타임스(NYT) 주최로 열린 ‘딜북서밋’에 참석해 “AI가 인간을 압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AGI를 인간 지능과 경쟁하는 방식의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컴퓨터로 정의한다면, 앞으로 5년 이내 이와 같은 수준의 AI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GI는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인간처럼 추론하고, 학습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AI를 말한다. 황 CEO는 AGI 기술 발전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로 “머신러닝이 현재 인식과 관련된 작업에는 능숙하지만 아직 기업과 연구원의 최우선 과제인 다단계 추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노력하고 있어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오픈AI 사태와 관련해 “샘 올트먼 CEO의 복귀로 안정돼 다행스럽다”며 “오픈AI는 훌륭한 팀”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도 창립 후 30년 동안 많은 역경을 겪었다”며 “기업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 강화와 관련해 “공급망 독립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중국으로부터 공급망을 독립하는 데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CEO의 평가는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반도체 지원법 등을 도입한 미국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는 중국 사업과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사업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또 현재 중국에 엔비디아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이 약 50개에 달한다고 했다.
이날 열린 행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참석했다. 그는 AGI에 도달할 수 있는 시점을 3년 이내로 예측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