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내년 ‘마이랩’ 플랫폼 공급 본격 확대…2025년 1000대 목표”

입력 2023-11-30 18:40
수정 2023-12-01 09:16


“내년에는 말라리아(MAL) 진단 기술을 계열 내 최고(Best-in-class)로 도약시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인공지능(AI) 기반의 혈액 및 암 진단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겠습니다.”

임찬양 노을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내년부터 글로벌 빅파마 및 진단기업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공공부문에서 글로벌 협력(파트너십)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설립한 노을은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체외 진단 플랫폼 기업이다. 대형병원이 아닌 인프라와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병원과 중저소득 국가에서 진단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을 개발했다. 노을의 마이랩 플랫폼은 크게 마이랩MAL(말라리아 검사), 마이랩BCM(혈액 분석), 마이랩CER(자궁경부암 솔루션)으로 나뉜다.

임 대표는 “마이랩은 혈액 및 암 분야 최초의 AI 기반 탈중앙화 진단 플랫폼”이라며 “기존 현미경 검사를 전자동으로 대체해, 현미경 검사의 정확성은 유지하면서도 진단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노을은 올해 들어 잇따라 마이랩의 공급계약 소식을 전했다. 현재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중동·아프리카 지역 등에 누적 100대의 마이랩을 공급했다. 계약 금액은 128억원 규모에 달한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내년부터는 말라리아를 시작으로 마이랩 공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후변화로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한국 등 선진국에서 말라리아의 자체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말라리아 진단을 위한 현미경 진단 비중도 매년 증가 추세다.

노을의 마이랩MAL을 활용하면 기존 현미경 진단보다 정확도는 50% 이상 높아지고, 속도는 두 배 이상 빠르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임 대표는 “라이트재단, 질병관리청 등 공공 국제기구 및 정부 기관과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등에 마이랩을 공급한 판매이력(레퍼런스)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마이랩의 보급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까지 10개국에 500대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혈액분석(BCM) 분야에서도 내년부터 매출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 대표는 “올해 제품 출시 이후 전시회, 외부 기관 소개 등을 통해 기업 간 거래(B2B), 기업-정부 간 거래(B2G) 고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사업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인도네시아 보건부, 미국 및 스웨덴 기업 등과 공공조달 제품 등록 및 사업 추진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자궁경부암(CER) 진단은 검사 잠재 수요가 높은 동유럽과 남미 등 지역에 선제적으로 진입하고, 수탁기관 등 주요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지난 9월 약 500억원의 증자 자금을 유입함으로써 누적 투자 유치금 1000억원 이상을 확보했다”며 “향후 3년간 연구개발 및 운영자금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의료 AI와 암 진단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