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순자산이 1조 700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2.4배 이상 몸집이 불어났다. 배당 재투자, 배당금 비과세 등을 통해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투자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매월 배당을 지급하는 국내 월배당 ETF의 숫자는 지난해 말 19개에서 현재 36개로 늘어났다. 시장 수요가 강해지면서 운용사들이 앞다퉈 상품 라인업을 늘린 결과다. 총 순자산은 현재 약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약 1조2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 가량(142%)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해 약 1000억원이 늘어났고, 약 1조 6000억원은 신규 자금유입이었다.
국내 상품의 경우 리츠, 커버드콜, 회사채 투자 상품의 순자산이 늘었다. 리츠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올해 가격이 9.63% 하락했지만 월배당을 노린 장기투자 목적 자금 유입에 순자산은 889억원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커버드콜 ETF인 'TIGER 200커버드콜ATM'은 순자산이 168억원 늘어났다.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KBSTAR 중기우량회사채'(316억원)도 다른 회사채ETF 대비 높은 순자산 증가세를 보였다.
해외에 투자하는 국내상장 월배당 ETF의 성장세가 특히 강했다. 미국 배당성장 ETF들이 시장성장을 이끌었다. 미국 유명 배당성장 ETF인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와 동일한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의 순자산은 올해 3121억원 증가했다. ETF 가격은 이 기간 5.43% 하락했지만 약 3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순자산이 크게 늘었다.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과 'ACE 미국배당다우존스'도 순자산이 각각 2232억원, 1240억원 늘어났다.
월배당 ETF의 경우 분기배당 혹은 연배당 상품보다 배당을 일찍 나눠 받을 수 있어 배당 재투자의 복리효과가 크다. 또 IRP를 활용하면 배당소득세(15.4%)를 내지않아도 돼 복리효과를 한층 높일 수 있다. 55세 이후에 3.3~5.5%의 세금이 부과돼 세금 이연효과가 있다. 한 자산운용사 ETF운용본부장은 "월배당 ETF가 장기투자자들에게 꼭 필요한 투자자산군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시장성장세는 계속 가파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