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금속우, 남선알미우 등 정치 테마 관련 우선주가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계양전기우, 일양약품우 등 정치와 관련 없는 우선주들도 초강세를 보였다. 우선주의 이상 급등이 증시 조정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가 일각에서 나온다.◆5개 종목 무더기 상한가
30일 덕성우, 태양금속우, 대상홀딩스우, 남선알미우, 깨끗한나라우는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대상홀딩스는 4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일주일 새 주가가 3배 올랐다. 흥국화재우(24.55%), 유유제약2우B(16.83%), 노루페인트우(16.64%)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6개가 우선주였다. 정치 테마주가 아닌 계양전기우(9.08%), 일양약품우(8.55%), 금강공업우(8.25%)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우선주의 보통주는 이날 상당수가 내리거나 오르더라도 상승률이 1~2% 수준에 그쳤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투기적 자금이 시가총액이 작은 우선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과거 우선주는 남북경헙, 구조조정, 회사 매각 등의 테마를 타고 올랐는데, 이번에는 총선을 빌미로 급등세를 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우선주는 오랜 기간 시세 조종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적어 주가를 밀어 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이날 급등한 우선주는 대부분 시가총액 100~300억원 안팎의 초소형주다. 적게는 수백만 원 규모의 순매수 금액으로 이날 상한가로 치솟았다.◆우선주 폭등, 조정장 전조?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배당수익이 높을 때 투자 가치가 있다. 예컨대 현대자동차 우선주인 현대차2우B는 작년 기말 배당수익률이 9.6%로 보통주(4.6%)의 두 배에 달한다. 최근 급등하는 우선주들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주가도 보통주 대비 높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일부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100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 7월 상장주식 수 부족을 이유로 증시에서 퇴출당한 삼성중공우(삼성중공업 우선주)가 대표적이다. 삼성중공우는 2020년 6월 보통주가 6000원대 거래될 때 장중 96만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상승 동력이 줄어들 때 우선주가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우선주가 이례적으로 폭등(3개월 전 대비 상승률 20% 이상)한 이후 코스피 추가 상승이 제한되거나 조정세가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우선주 폭등은 통상적으로 순환매 장세의 마지막 국면에서 나타난다”고 경고했다.
우선주는 테마성 재료가 사라지면 급락한다. 2018~2020년 남북경협 테마로 폭등했던 종목들이 대표적이다. 2020년 6월 45만원까지 올랐던 현대건설우는 이날 종가가 5만3200원이다. 8분의 1토막이다. 쌍용양회우, 동부제철우, 현대비앤지스틸우는 상폐됐다.
2020년 삼성중공우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는 등 비정상적으로 급등하자 금융당국은 우선주 퇴출 요건을 상장 주식수 ‘5만주 미만’에서 ‘20만주 미만’으로 높였다. 시가총액 기준 상폐 요건도 ‘5억원 미만’에서 ‘20억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