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30일 15: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과 증권사가 ‘파두 사태’ 이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선취수수료(수임료)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증권사 간 IPO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취수수료 없이 IPO 딜을 수임하는 것이 관례화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선취수수료가 도입되면 비상장사가 신중하게 IPO에 나설 수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IPO 허들’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증권사는 주관 증권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대신 IPO 선취수수료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중 증권사와 발행사와 기관투자가, 학계 등과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같은 내용의 수수료 체계 개편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내 IPO주관사의 수수료는 후불제로 지급된다. 발행사가 주식 시장에 입성할 시점에 총액 인수에 대한 대가로 일정 비율의 인수수수료가 지급되는 구조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IPO 수수료는 통상 공모금액의 1% 안팎에서 책정된다. 국내 증권사 간 수수료 경쟁을 지속한 탓이다. 지난 9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ARM은 공모규모 6조 2808억원(48억7000만달러)의 1.5%~2.5%를 인수수수료로 지급하고, 수수료의 60%를 추가 성과보수로 지불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IPO시장 평균 인수수료율은 3.2%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 17일 유가증가시장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인수수수료율은 33억5379만원(0.8%)이고, 성과보수 12억5700만원(0.3%)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지난달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 인수수수료도 총 공모금액의 1%인 42억120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공모 규모의 0.7%인 892억원을 인수수수료로 지급하고, 0.3%에 해당하는 382억원을 성과 수수료로 지불했다.
IPO 인수수수료는 확정 공모가와 공모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이 때문에 주관사가 1여년 간 발행사를 방문해 실사하고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 투입된 비용이 보수로 지급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발행사가 주식 시장 악화 등을 이유로 IPO절차를 중단하면 증권사는 수수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한다. 한 대형 IPO주관사 관계자는 “선취수수료 도입으로 최소한의 기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을 거르는 허들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선취수수료 도입은 업계에서 요구한 사항”이라며 “아직 TF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