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총 5건의 76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누적 수주금액이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누적 수주금액이 3조 5000억원에 육박해 2011년 설립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1건의 신규, 4건의 증액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아시아 소재 제약사로부터 총 5건의 계약으로 늘어난 수주 금액은 7608억원이다.
이로써 201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누적 수주 금액이 3조원을 넘어 3조 486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수주(1조 7835억원) 대비 두배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계약은 최소구매물량보전(MTOP) 방식으로 진행돼 계약 이후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계약 금액과 물량이 확대되는 사례가 많다. 2022년 공시된 계약 11건 중 증액 계약은 총 7건으로 8805억원 규모에 달한다.
공개된 고객사로는 GSK 얀센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대부분이다. 올해도 GSK 일라이릴리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 등 11월 현재 12건 총 1조 1581억원이 증액 계약으로 공시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 △초스피드 생산 속도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신뢰를 쌓아 장기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존림 사장의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둔 경영 방식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뉴스위크와 데이터 조사 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가 최근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업' 명단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헬스케어·생명과학 분야 2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전세계 21개국 23개 분야에 분포된 100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돼 약 7만 여명의 소비자, 투자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해 순위 선정한 것이다. 헬스케어·생명 과학 분야 선정 기업 중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며 글로벌 주요 대형 제약사들보다 높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국제 무대에서 높은 신뢰를 구축하며 글로벌 리딩 CDMO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과 같은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공시된 신규 수주 및 증액 계약 중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만 총 9건이다. 지난 6월 전체 가동을 시작한 인천 송도 4공장은 생산능력이 24만L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현재 빅파마 중심의 대규모 수주가 증가하며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예상보다 빠른 4공장 가동률 상승세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기존 15~20%에서 20% 이상으로 상향했다고 지난 10월 4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3년 매출액 전망치는 3조 5265억원에서 3조 6016억원으로 751억원이 늘어았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GSK,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톱 빅파마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비결은 생산능력과 속도, 품질이다. 2020년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L) 공장을 착공해 2023년 6월 전체 가동에 돌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 4000L로 전세계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또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했다. 촉박한 일정으로 긴급 물량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신속한 대응으로 생산 일정을 준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98% 이상의 배치(Batch) 성공률을 거두고 11월 기준 누적 규제기관 승인 건수 248건을 기록하며 뛰어난 품질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