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전초전' 당무감사…하위 46곳 컷오프 권고

입력 2023-11-27 21:18
수정 2023-11-28 01:54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무감사 하위 22.5%에 달하는 46곳의 당원협의회를 상대로 내년 총선 컷오프(공천 배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컷오프 대상자로 결정된 당협위원장 중 상당수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실제로 공천을 못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공천 물갈이’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253개 당원협의회 중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4곳에 대한 감사 결과를 최종 확정했다. 이 중 46곳 당협이 활동에 문제가 있다는 게 당무감사위의 결론이다. 당무감사위는 이르면 오는 30일 당 최고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다음달께 출범할 당 공천관리위원회에도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46개 하위 당협 이외에도 원내 국회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와 정당 지지도를 비교했을 때 개인의 지지도가 현격히 낮으면 문제가 있음을 공관위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무감사는 지난 8월부터 4개월 동안 진행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마지막 당무감사인 만큼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무감사 결과가 내년 총선 공천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컷오프 권고를 받은 당협위원장이 공천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내에선 현역 의원 20~30%가 컷오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혁신위원회는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원칙’을 지도부에 권고했고, 당 총선기획단 역시 ‘하위 20%+α’를 컷오프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하위 평가자 명단은 이날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내용은 밀봉된 채 공관위로 전달된다. 당내에선 영남권 초·재선 의원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당무감사 결과가 ‘영남권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당내에선 반발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컷오프 비율을 숫자로 정해서 기계적으로 자르는 것보다 어떤 인물을 영입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남권 한 의원은 “예전부터 ‘영남권 물갈이’ 주장이 당내에서 계속 나오다 보니 지역 정가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대신 당무감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당협위원장들은 공천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감사에서 현역 의원 1위는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 원외 당협위원장 1위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서울 동작을)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