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권위의 미국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자동차산업 올해의 리더’로 선정했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을 차세대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 키운 정 회장의 혁신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오토모티브뉴스는 27일 ‘2023 올스타’ 38명을 선정하고, 정 회장을 최고 영예인 ‘자동차산업 올해의 리더’로 뽑았다. 1925년 미국에서 창간한 오토모티브뉴스는 영미권은 물론 중국판 등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이 큰 매체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매년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을 올해의 리더로 선정한다. 2018년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2020년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올해 정 회장을 선정한 데 대해 “다양한 미래 기술을 선도하며 모빌리티의 새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전동화 전략과 신사업 추진도 선정 이유로 꼽았다. 매체는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글로벌 톱3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뿐 아니라 전기차 및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 회장이 첨단 로봇과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혁신적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다”며 “정 회장의 구상은 대담하고, 미래 지향적이며 창조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소감을 통해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헌신하고 있는 모든 임직원과 파트너들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보틱스와 AI, PBV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AAM 등을 통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인류 발전에 긍정적 변화를 촉진하고, 고객 기대 이상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취임 3주년을 맞은 정 회장은 과감한 전기차 전략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0년 공개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는 경쟁사에 없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정 회장의 결단에 따라 개발됐다. 아이오닉 5·6, EV6·9 등 E-GMP를 적용한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는 세계 올해의 차,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 등을 휩쓸었다.
정 회장의 차세대 모빌리티 구상은 로보틱스, 자율주행, AAM, SDV 등으로 구체화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미국 등에서 재난 현장에 활용되고 있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은 연말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독립법인 슈퍼널은 2028년 도심 항공 모빌리티 상용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모든 차종에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출범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기술·제조·비즈니스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