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건을 꼭 챙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김해숙, 신민아 주연의 영화 '3일의 휴가'의 이야기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의 이야기를 다룬 힐링 판타지로 2019년 '나의 특별한 형제'를 선보인 육상효 감독의 신작이다. 육 감독은 가장 가까우면서 먼 관계인 가족 사이의 복잡한 감정선을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올렸다.
2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3일의 휴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신민아는 "영화를 보고 배우들이 너무 울어 민망하다"고 했고 김해숙 또한 "마음 편히 영화를 봤지만,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영화 '박쥐', '도둑들', '암살', '신과 함께' 시리즈부터 최근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 이어 '마이데몬'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는 김해숙은 또 다른 결의 엄마 복자를 연기했다.
김해숙은 "현실에 있는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게 옳은 걸까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엄마는 엄마일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런 상황이면 내 딸에게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복자의 딸 잔주 역을 연기한 신민아는 "나도 누군가의 딸이기 때문에 엄마에 대한 보편적인 감정에 공감이 잘 됐다. 엄마란 가장 편한 존재이면서도 감정 표현을 많이 하는 존재다. 그 보편성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해숙은 신민아와 모녀 호흡에 대해 "정말 모녀 같은 감정을 주고받았다"며 "우리 민아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느꼈다. 배우를 떠나 딸과 연기하는 마음이었고, 딸이 한 명 더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신민아는 "선생님과 연기하는 게 처음엔 부담스럽고 긴장도 많았다. 선생님 덕분에 진주가 사랑스럽게 그려진 것 같다. 촬영하면서 예뻐해 주셨는데 그 마음이 영화에 묻어나온 것 같다"고 애정을 보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선생님과 마주 보며 연기하는 데 리허설 때부터 눈물이 너무 났다. 감독이 자제시킬 정도라 꾹 참으며 연기했다. 그 정도로 선생님을 보면 연기가 잘 나왔다"고 귀띔했다.
신민아의 절친 미진 역을 연기한 황보라는 최근 시험관 수술 끝에 임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나도 서울에서 유학을 했고 엄마가 부산에 계셔서 왔다 갔다 했다"며 "극 중 복자가 '엄마 먼저 내려간다, 밥 잘 먹고 있어라'고 하는데 눈물이 너무 났다"고 했다.
이어 "오덕이(태명)에게 그랬다. 엄마는 희생하는 엄마가 아닌 나를 위한 엄마가 될 거라고 말했고, 다짐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육상효 감독은 "기억이나 그리움 같은 감정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출했다"며 "음식, 음악, 풍경과 같은 쪽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들은 관객의 감정이 흔들리는 걸 좋아하는데 슬픔의 눈물도 있으나 공감의 눈물도 있다. 후자가 이 영화에 좀 더 많이 있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는 '부모님의 전화를 잘 받자'다"라고 말했다.
김해숙은 "하늘에 계신 엄마를 많이 떠올렸다.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해야 할 말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진주가 저 대신 이야기 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추운 날 저희 영화 보시면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가족에게 전화 한 통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민아는 "사랑하는 소중한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셨으면 한다"면서 "하고 싶은 말, 사랑한다는 말을 꼭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3일의 휴가'는 오는 12월 6일 개봉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