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건설주가 반등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기대감에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설주의 펀더멘털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27일 오후 1시 25분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1.59% 오른 1만53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38% 상승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1억7679만원, 78억6011만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 등의 여파로 올해 초 주가가 9000원 선까지 추락한 바 있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로 주가가 급락한 GS건설 주가도 상승세다. 지난 말부터 상승한 주가는 한달 만에 26.38% 뛰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15.58%), DL이앤씨(13.37%), 현대건설(8.38%) 등 건설주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건설주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한때 5%에 육박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4.4% 선으로 떨어져 고금리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 건설업은 금리 상승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 가운데 하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 부담이 느는 데다,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줘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추격 매수에는 신중하라는 조언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간 고금리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건설주가 수혜를 입었지만 이러한 상승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며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전국 아파트값은 19주만에 상승세를 접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서울 강남구는 31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펀더멘털이 강한 일부 업체에 한해서는 추가 상승이 점쳐진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수요가 높은 서울 및 수도권 정비 사업과 지방 사업지의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HDC현대산업개발을 업종 최선호 기업으로 꼽았다. 광운대 역세권 등 착공 예정인 서울 및 수도권 자체 사업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증권사 적정주가는 1만7000원에서 1만7833원으로 4.90% 상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GS건설은 1만9036원에서 1만7281원으로 9.22% 하향됐다. 대우건설(0.22%), DL이앤씨(-0.53%), 현대건설(0.10%)의 증감율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