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음식 역시 사랑받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공진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한식문화 홍보 캠페인을 진행 중인 공진원은 올해 '한식: 댓츠 소반'(HANSIK: That's SOBAN)이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MZ세대를 겨냥한 한식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이 캠페인에서는 비빔밥 같은 전통 한식에서 벗어나 간식류를 중심으로 다과상, 주안상 등 한식 한상차림을 소개했다.
올해 4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는 한국의 단청 문양을 랩핑한 '한식트램' 팝업스토어를 열고 전통 소반인 호족반과 나주반을 소개하고 다식, 매작과, 개성약과 등을 맛볼 수 있게 했고, 지난 9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운영된 한식문화 팝업스토어도 다과상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공진원은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전통 한식이나 음식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확장됐다고 파악하고, 이전과 달리 전통문화 포토존, 미니 소반 만들기, 한방약차 티백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마련했다.
한국 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핫'한 트렌드로 평가받으면서 메뉴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 한국 콘텐츠가 있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대형 마트 트레이더스 조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냉동 김밥은 맛과 편리함, 건강한 등이 주된 성공 요인으로 꼽히지만,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같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에서 김밥을 먹는 장면이 등장해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스펙트럼을 앓아 식감에 예민한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는 식사는 항상 모든 재료를 확인할 수 있는 김밥으로만 한다. '더 글로리'에서는 문동은(송혜교 분)이 복수를 위해 자신을 버리는 삶을 살면서 끼니를 때울 때 선택하는 메뉴가 김밥이었다.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이 동남아 지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극 중 등장한 약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쇼피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남아에서 이른바 약과를 비롯한 'K-레트로' 스낵 주문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다. 특히 약과 주문량은 450% 급증했다.
아카데미를 휩쓴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게티가 등장하고,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아이돌 그룹들의 자체 콘텐츠에서 라면을 즐겨 먹는 모습이 선보여지면서 한국 라면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7억8천525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7% 늘었다.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올해 라면 수출액은 1조원을 넘었다.
이에 공진원은 단순히 음식 자체를 알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식의 문화적, 정서적 배경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림으로써 세계 주류 문화로의 진입을 꾀하고 있다.
'2023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서는 한국 문화 콘텐츠 중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높은 분야는 음식이었고, 뷰티, 음악, 패션, 영화, 드라마가 그 뒤를 이었다. 미디어 콘텐츠에 등장한 한식이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면서 어떤 맥락 안에서 음식이 등장하는지 특정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가능해졌다.
음식은 그 자체로도 콘텐츠가 되지만 다른 문화 콘텐츠의 인기로 인한 배후 효과로 호감이 경험으로 이어지기 쉬운 영역이다. 공진원은 한식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한식의 식사법이나 음식 철학, 지리적·역사적 배경, 음식을 둘러싼 한국인의 정서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디자인한 스토리텔링으로 음식을 통한 특별한 경험을 만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